[00:03.39] [00:10.19]깊은 산 오솔길 옆 [00:13.49] [00:14.55]자그마한 연못엔 [00:17.92] [00:19.05]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00:23.71]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00:27.68]먼 옛날 이 연못엔 [00:31.63] [00:32.73]예쁜 붕어 두 마리 [00:36.35] [00:37.23]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00:41.73]깊은 산 작은 연못 [00:45.59] [00:55.46]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01:01.60]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01:06.06]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01:13.34]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01:17.87]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01:22.30]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01:26.80]살 수 없게 되었죠 [01:31.58]깊은 산 오솔길 옆 [01:36.61] [01:37.22]자그마한 연못엔 [01:41.06] [01:41.63]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01:46.14]아무것도 살지 않죠 [01:50.07] [01:59.41]푸르던 나뭇잎이 [02:03.24] [02:04.07]한 잎 두 잎 떨어져 [02:07.92] [02:08.56]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02:13.08]깊은 속에 가라앉으면 [02:17.58]집 잃은 꽃 사슴이 [02:21.41] [02:22.13]산 속을 헤매다가 [02:25.87] [02:26.70]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02:31.10]살며시 잠들게 되죠 [02:34.99] [02:44.50]해는 서산에 지고 [02:49.00]저녁 산은 고요한데 [02:53.43]산허리로 무당벌레 [02:56.25]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03:01.86] [03:02.42]검은 물만 고인 채 [03:06.78]한없는 세월 속을 말 없이 [03:12.95]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03:20.63]깊은 산 오솔길 옆 [03:25.67] [03:26.33]자그마한 연못엔 [03:30.16] [03:30.83]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03:35.34]아무것도 살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