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 사람의 마음을 더는 감추지 못한 채 할 수 있는 건 멍든 자의 뒤에 숨어 쓴웃음 짓는 것 쓰러진 고목 그늘 밑에서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누군가 날 찾을 수 있게 내 마지막이 여기라 말해줘 이미 늦은 걸 차갑게 떨리는 몸과 거칠어진 숨을 더는 숨기지 못한 채 내게 남은 건 깊게 새겨진 낙인과 희미한 탄식뿐 마지막 흔적만을 남겨둬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저들에겐 보이지 않게 내 마지막이 여기라 말해줘 끝이 아닌 걸 이젠 더 피할 수 없네 지울 순 없는 걸 내 눈에 비친 저 빛을 알 수 있는 걸 이젠 돌아갈 수 없네 혼자가 아닌 날 마지막 흔적만을 남겨둬 내 숨결을 여기 묻어줘 쓰러진 날 다시 세워줘 아무도 찾지 않더라도 내 마지막 장소가 여기라 말해 끝이 아닌 걸 지울 순 없는 걸 알 수 있는 걸 혼자가 아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