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도 모른 채 우린 이 곳에 덜컥 떨어졌네 벌거벗은 채 이 곳 사막에 버려졌네 푸석함 안에 다들 구려진 채로 무미건조함이 코 끝에 풍겨졌네 정신 차려보니 모래더니 우린 허비 할 시간 여유 따위는 절대 없지 다들 억지로 살기위해 마시는 소금물에 의지하며 푹푹한 땅위를 걸을 뿐 저 하늘에 빛나는 북극성은 기나긴 불구덩이에서 우리를 꺼내 줄 희망의 푸른별이자 새날의 붉은별 하늘에 뚫렸던 바늘처럼 작은 숨구멍 우리는 쓰러지며 걸어 이 처절한 행진을 피터지게 하면 제발 벗어나겠지 만약에 이 사막에 끝이 기어코 없다면 오늘부터 나에게 신은 결코 없다 여기서 나를 꺼내줘 누가 나를 여기서 구원해줘 이 모래같은 재가 되진 않을 거야 저 멀리 저기는 신기루가 아닐 거야 오 제발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 자고 일어나면 모든게 바뀌어버리는 곳 삭막한 바람이 모든걸 삼켜버리는 곳 흠뻑 젖을 새도 없이 말려버리는 곳 진빠진 목소리 마저도 잠겨버리는 곳에서 우린 분열했지 아메바처럼 또 떼어내버렸지 도마뱀 꼬리처럼 생존을 위해 가시가 된 선인장의 잎처럼 우리도 뾰족하게 변해 서로에게 찔렸어 이 지겨운 생존의 미로에서 우린 외롭게도 어깨동무 함을 잊은채로 각자 믿는대로 걸어가 서서히 멀어졌다 우리가 함께 바라보던 북극성은 없었다 언제부터 흐릿하게 보이던 저곳에 오아시스 같이 보이는 풍족한 연못에 함께 제시간에 갈 수 있을까 쓰러지기 전에 저기 도달 할 수 있을까 여기서 나를 꺼내줘 누가 나를 여기서 구원해줘 이 모래같은 재가 되진 않을 거야 저 멀리 저기는 신기루가 아닐 거야 오 제발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 풍파에 못견딘 내 몸은 너덜너덜하고 짜디짠 소금물 마저도 이미 거덜났어 낯선 이곳이 이제는 낯설지 않고 희미하게 보이는 저곳은 다가오지 않아 그래도 우린 더욱더 처절하게 가야돼 두눈을 치켜들고 더욱더 선명하게 봐야돼 나 혼자 보는 저기는 신기루겠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저기는 신기루가 아닐테니까 여기서 나를 꺼내줘 누가 나를 여기서 구원해줘 이 모래같은 재가 되진 않을 거야 저 멀리 저기는 신기루가 아닐 거야 오 제발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 여기서 나를 꺼내줘 여기서 날 구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