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짝 기대를 걸어본다 옷을 챙기고 단장을 하고 공항버스에 몸을 싣는다 같은 항공사를 선택하고 너를 찾는다 혹시나 그녀와 마주칠까 봐 두리번 두리번 너를 찾는다 오늘도 보지 못 했다 십구시 삼십분 KE85 Seoul to New York 서둘러 몸 씻고 신발 끈 묶고 손엔 짐을 싣고 주먹에 꽉 쥔 추억들이 담긴 사진 한참 꺼내보며 널 마주칠 거란 확신 아닌 확신을 하면서 버스를 타 공항버스에 올라탄 순간부터 난 바빠 톨게이트 지날 때쯤 답답한 게 또 숨이 가빠 이건 공황상태 Airplane complex 이 죽을 놈의 몹쓸 병 왼쪽 오른쪽 아니 뒤쪽 고갤 돌리고 있는 내가 미쳐 레일 속에 빨려가는 짐과 함께 내 소원도 함께 부쳐 겨우 기계 속에 몸을 넣고 너로 빽빽한 머릿속까지 스캔하고 내 여권 속에 도장을 찍어가며 그리움의 마일리지를 마저 쌓아가 면세는 무슨 면세 너와 비슷한 파란 유니폼에 얼굴과 명찰을 맞춰보기 바빠 이런 날 모르는 넌 정말 나빠 이토록 한심한 날 본다면 넌 뭐라 할까 탑승시간을 알리는 목소리마저 다 너 같아 두리번 두리번 너를 찾는다 오늘도 너는 없었다 내 맘속에 나도 없다 도착하는 곳곳마다 너를 던지고 온다 이런다고 널 잊을 수 있을까 다시 멍하니 하늘만 보며 널 그려본다 나의 두 볼 위로 니가 흐른다 그래 툭 까놓고 얘기할게 너 만난다고 했을 때 친구나 형들은 나만 보면 그래 나더러 제대로 계탔대 다 하는 말이 키 커 잘빠지고 화려한 직업 가진 너라서 가지나 쳐달라며 다 내게 부러울 게 없겠대 OK 나 솔직히 말하면 첨엔 니가 이뻐서 좋았던 건 사실 근데 그것보단 솔까말 니가 하던 말과 행동에 깊히 빠졌던 게 나지 머리 묶을 때 날리던 향기 왼쪽 어깨 위에 작은 점 마치 비행기처럼 내 머리 위로 하나 둘 사소한 것까지 스쳐 지나가지 두리번 두리번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하늘 위의 너를 찾아 어디론가 사라졌을 너를 찾아 언젠가는 마주칠까 봐 부딪힐까 봐 오늘도 너를 찾아 우연치곤 운명처럼 벨트를 매던 손은 멈췄어 날 사로잡고 멈칫하게 한 기내 스피커에 울리던 너의 목소리 내 귀를 의심했어 안전 수칙 참 죄송하지만 이 방송은 모두 다 가지 말란 말 다시 너에게로 돌아오란 말처럼 들리고 저 멀리서 니가 내 자리를 향해 걸어왔어 우린 눈이 마주쳤고 오랜만이야 눈물로 눈인사를 건네봤지만 나를 본 듯 만 듯 지나치듯한 너를 다시 한 번 불러봐 하지만 잔인하게 가식 같은 미소 짓고 인사하고 지나가 두리번 두리번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너를 찾는다 난 너를 보지 못 했다 내가 알던 너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