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하늘이 어둠에 물들고 검은 바다가 소용돌이치잖아. 저 멀리로 날 휩쓸어 갈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아. 가슴이 뛰는 것은 왜일까, 터질 듯이, 미친 듯이. 날 잃어버릴 것 같아 두려워.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춤을 춰라. 쏟아져라 비야, 날 휩쓸어 가 다오.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 끝없는 나락에 떨어진 것 같아. 너를 향한 정념으로 가슴이 터질 듯 해, 미칠 듯 해. 차라리 나를 부숴버리고 싶어.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춤을 춰라. 쏟아져라 비야, 날 휩쓸어 가 다오. 비야, 쏟아져라. 바람아, 몰아쳐라. 일렁일렁 바다야 춤을 춰라. 어두운 하늘을 가르는 새하얀 섬광 아래 휘몰아쳐라, 쏟아져 내려라.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춤을 춰라. 저 멀리로 데려가 줘. 나를 잊게. 나를 잊게. 저 멀리로 날 데려가 줘. 날 부숴 줘. 날 부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