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80]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00:11.60]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00:15.35]눅눅한 비닐장판에 [00:19.34]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00:22.99]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00:27.03]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00:30.92]무거운 매일 아침엔 [00:34.71]다만 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00:40.53]축축한 이불을 갠다 [00:43.11]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 본다 [00:48.21]아직 덜 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00:52.45]숨 쉬기가 쉽지 않다 [00:55.99]수만 번 본 것만 같다 [00:58.42]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01:00.64]익숙하기만 하다 [01:03.68]남은 것도 없이 텅 빈 나를 잠근다 [01:11.26]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01:15.26]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01:19.15]눅눅한 비닐장판에 [01:22.95]발바닥이 쩍하고 달라붙었다가 떨어진다 [01:34.62]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01:39.32]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01:41.44]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01:43.31]비가 내리면 [01:45.13]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01:46.95]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며는 [01:49.09]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 [01:50.90]비가 그쳐도 히끄무르죽죽한 저게 [01:53.17]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01:55.60]뒤덮고 있는 건지 [01:56.97]저거는 뭔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01:58.73]뭔가 너무 낮게 [02:01.20]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02:02.87]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02:04.69]꿍하고 찧을 것 같은데 “ [02:06.66]벽장 속 제습제는 벌써 꽉 차 있으나 마나 [02:10.40]모기 때려잡다 번진 피가 묻은 [02:12.30]거울을 볼 때마다 어우 약간 놀라 [02:14.86]제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 이빨을 닦다 보며는 [02:17.80]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02:20.10]당최 치석은 빠져나올 줄을 몰라 [02:22.44]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02:25.73]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02:27.80]아뿔싸 담배꽁초가 [02:30.39]이제는 장판이 난지 [02:31.91]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02:33.67]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02:35.45]이런 상황은 뭔가 [02:36.78]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02:40.73]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02:44.36]눅눅한 비닐장판에 [02:48.35]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 [02:52.09]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02:55.74]바퀴벌레 한 마리쯤 슥 지나가도 [03:00.08]무거운 매일 아침엔 다만 [03:03.93]그저 약간의 기침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03:09.59]축축한 이불을 갠다 [03:12.11]삐걱대는 문을 열고 밖에 나가 본다 [03:17.37]아직 덜 갠 하늘이 너무 가까워 [03:21.52]숨쉬기가 쉽지 않다 [03:25.41]수만 번 본 것만 같다 [03:27.54]어지러워 쓰러질 정도로 [03:30.21]익숙하기만 하다 [03:33.34]남은 것도 없이 텅 빈 나를 잠근다 [03:40.83]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03:44.46]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 [03:48.26]눅눅한 비닐장판에 [03:52.50]발바닥이 쩍하고 달라붙었다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