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24]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00:08.82]고개를 결국 떨군다 [00:14.70]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00:19.12]너무 멀게 느껴진다 [00:30.75]두 팔이 빠져나가도록 [00:38.21]질질 가방을 이끈다 [00:44.16]잠시 놔버리면 될 것을 [00:48.55]미련하게 포기 못한다 [00:59.63]무겁다무겁다 내겐 너무 버거운 [01:07.68]무게를 어떻게든 지고 나간다 [01:14.12]무겁다 무겁다 내겐 너무 먼길을 [01:22.34]그렇게 홀로 떠난다 [01:29.76]싸구려 동네 미장원에 [01:37.31]내 두 발길이 멈춘다 [01:43.26]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01:47.26]참 멋도 없이 살아있구나 [01:59.25]수북히 쌓인 내 머리들에게 [02:06.56]고갤 숙여 사과한다 [02:12.71]잘라내지 않으면 [02:16.88]내가 너무 괴로워 너를 보낸다 [02:27.85]자른다 자른다 내 청춘의 것들을 [02:36.24]머리 밖으로 삐져나온 것들을 [02:42.82]버린다 버린다 엉켜버린 머리를 [02:50.95]살아보려고 애쓴다 [02:58.58]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03:06.07]맥주 하나를 사 넣는다 [03:11.75]짐은 더 늘어나 버렸지만 [03:16.16]왠지 더욱 가벼워졌다 [03:28.05]오늘 자른 머리가 그리 [03:35.32]맘에 들지는 않지만 [03:41.26]TV속 주인공 친구삼아 [03:45.61]깨끗이 한 잔을 비운다 [03:56.58]비운다 비운다 한모금씩 비운다 [04:04.81]점점 흐려지는 기분이 괜찮다 [04:11.36]비운다 비운다 이젠 무뎌진 [04:19.61]청춘을 곱씹어 삼킨다 [04:27.43] [04:41.82]피곤에 지친 내 머리를 [04:49.26]베개 한켠에 묻는다 [04:55.07]괜시리 흐르는 눈물에 [04:59.47]오늘 자른 머리가 젖어버린다 [05:11.32]왜 눈물이 흐르는 건지 [05:18.75]도무지 알 수가 없다 [05:24.59]사랑에 목이 마른 것도 [05:28.78]돈이 없어 슬픈 것도 아닌데 아닌데 [05:40.24]비운다 버린다 나를 잘라버린다 [05:48.20]얼마나 더 있어야 철이 들런지 [05:54.77]이젠 욕심이 되어버린 너덜한 것들이 [06:04.85]눈물에 젖어 떠난다 [06:11.40]그러다 웃는다 눈물이 내 머리를 [06:19.65]키워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에 [06:26.13]이제는 자련다 이젠 꿈을 꾼다 [06:34.43]아직도 나는 자란다 [06:41.86]아직도 나는 자란다 [06:5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