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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허여 그 고장에서 남부끄러워 살 수 없다허고, 뺑덕이네를 데리고 황성을 올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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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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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모리) 주막에 들어 잠잘 적으, 뺑덕이네 몹쓸년은 주막 근처 사는 봉사 중에 제일 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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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황봉사를 벌써 꾹 찔러 약조허여 주막 딴 방에 두었다가, 심봉사 잠든 연후에 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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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마주 잡고 밤중에 도망을 허였구나. 그 때여 심봉사는 초저녁잠 훨씬 자고 새벽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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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일어나서 아무리 만져봐도 뺑파가 없는지라, “아 여, 뺑덕이네! 뺑파! 아, 이거 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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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는가?” 이 구석 저 구석을 더듬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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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모리) 심봉사 거동 봐. 뺑덕이네를 찾는다. “여보소, 뺑파. 이리 오소. 이리 오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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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여봐라, 뺑파야! 눈먼 가장과 변양을 허면, 여편네의 수신제도가 조용히 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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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도리 옳지, 한밤중에 장난을 이렇게, 남이 보면은 부끄럽지 않나? 이리 오너라, 뺑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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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 이리 오라면 이리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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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아무리 더듬어 봐도 뺑덕이네가 없는지라, 심봉사 팡겨가지고, “여보, 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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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우리 마누라 안에 안 들어갔소?” “아니오!” “아니 그러먼, 여그서 자던 우리 마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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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없어졌으니,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이여? 주인이 찾어줘야지.” “아, 같이 자던 그 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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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떤 봉사와 새벽길친다고 벌써 떠나든디요!” “아니, 뭣이 어쩌고 어쩌? 아이고,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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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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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조) 심봉사 기가 막혀, “아이고, 이를 어쩔거나. 허허, 뺑덕이네가 갔네그려. 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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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의리 없고 사정 없는 요년아! 당초에 네가 버릴 테면 있던 데서나 마다 허지, 수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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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타향에 와서 날 버리고 네가 무엇이 잘 되겄느냐, 요년아! 에기, 천하 몹쓸년아! 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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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어멈아, 잘 가거라. 앞 못 보는 이 병신이 황성 천 리 먼먼 길을 막지소향 어찌를 갈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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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순인군은 성인이라 눈에 동자가 너이시고, 부처님은 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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슨 도술로 눈이 천이나 되시는디, 나는 어이 무슨 죄가 지중허여 눈 하나도 못 보는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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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몹쓸 놈의 팔자로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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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예기 순 호랭이가 파싹 깨물어갈 년! 워라, 워라, 워라, 워라. 현철허고 얌전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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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곽씨부인 죽는 양도 보고 살었고, 출천대효 내 딸 심청 생이별도 허고 살었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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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네년을 생각허면 인사불성의 쇠아들놈이다, 이년!” 막담을 덜컥 지어놓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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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모리) 날이 차차 밝어오니 주인을 불러서 하례 닦고, 행장을 챙겨 지고 황성길을 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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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간다. 주막 밖을 나서더니, 그래도 생각이 나서 맹서헌 말 간 곳 없고 뺑덕이네를 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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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는디, 그 자리으 퍼썩 주저앉더니, “뺑덕이네야! 뺑덕이네. 에기, 천하 몹쓸 년아.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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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내 몰랐다. 황성 천 리 먼먼 길을 어이 찾어가잔 말이냐? 내가 눈이 있거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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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는 무슨 산이 있고, 길은 어디로 행허는지 분별허여 갈 것인디, 지척 분별을 못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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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이 어이 찾어서 가잔 말이냐?” 새만 푸르르르르르 날아가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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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바람만 우루루루루루루 불어도 뺑덕이넨가 부르는구나. “뺑덕이네야! 모지고도 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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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헌 년. 눈 뜬 가장 배반키도 사람치고는 못 헐 틴디, 눈 어두운 날 버리고 네가 무엇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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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될소냐! 새 서방 따러서 잘 가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