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양조) 그 때여 심봉사는, 적적헌 빈 방 안으 터진듯이 홀로 앉어 딸 오기만 기다릴 |
|
제, 배는 고파 등으 가 붙고, 방은 치워 한기 드는디, 먼 데 절 쇠북을 치니, 날 저문 줄 |
|
짐작허고 혼잣말로 탄식헌다. “우리 딸 청이는 응당 수이 오련마는, 어이 이리 못 오는 |
|
그나. 아이고, 이것이 웬 일인가. 부인으게 붙들렸느냐? 길에 오다가 욕을 보느냐? 풍 |
|
설이 자자허니 몸이 치워 못 오는가?” 새만 푸르르르 날어가도 심청인가 불러보고, 낙 |
|
엽만 퍼썩 휘날려도, “아가! 청이 오느냐? 아가! 청아!” 아무리 불러봐도 적막공산의 |
|
인적이 없어지니, “허허, 내가 속았구나! 아이고, 이 일을 어찌를 헐거나. 내가 분명히 |
|
속았네그려.” |
|
(자진모리) 심봉사 거동 보소. 속에 울화가 버쩍 나서, 닫은 방문을 후닥딱! 지팽이 흩 |
|
어짚고, 더듬 더듬 더듬 더듬 더듬 더듬이 나가는디, 그 때여 심봉사가 딸의 덕에 몇 달 |
|
을 가만히 앉어 먹어노니 도량출입이 서툴구나. 더듬 더듬 더듬 더듬 더듬이 나가면서, |
|
“아이고, 청아! 어찌허여 못 오느냐? 에이? 이거 어쩐 일인고?” 그저 더듬 더듬 더듬 더 |
|
듬 더듬이 나간다. 급히 다리를 건너다가 한 발 자칫 미끄러저 질 넘은 개천물에 밀친 |
|
듯이 “풍!” “아푸! 아푸! 아이고, 사람 죽네!” 나오라면 미끄러져 무진무진 들어가고, 나 |
|
오라면 미끄러져 풍 빠져 들어가니, 심봉사 겁을 내어, 두 눈을 희번쩍 희번쩍 번쩍거리 |
|
며, “아푸! 아이고, 도화동 심학규 죽네! 사람 좀 살리소!” 아무리 소리를 지른들, 일모 |
|
도궁허여 인적이 끊쳤으니, 뉘가 건져주겠느냐. |
|
(아니리) 그 때 마침 몽은사 화주승이 절을 중창허랴고, 권선문 드러메고 시주집 다니 |
|
다가 그렁저렁 날 저물어 절을 찾어 올라갈 제, 올라가다가 심봉사 물에 빠져 죽게 된 |
|
걸 보고 건져 살렸다고 해야 이면이 적당헐 터인디, 물에 빠져 죽게 된 사람을 두고 무 |
|
슨 소리를 허고 있으리오마는, 우리 성악가가 허자 허니,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게 헐 |
|
양으로 잠깐 중타령이란 소리가 있던 것이었다. |
|
(엇모리) 중 올라간다. 중 하나 올라간다. 저 중의 거동 보아라. 저 중의 호사 봐. 세구라 |
|
죽감토 호홉복 눌러쓰고, 백저포 장삼은 진홍뛰 뛰고, 백팔염주 목에 걸고, 단주 팔에 |
|
걸고, 구리 백통 반은장도 고름에 느짓이 차고, 용두 새긴 구절죽장 쇠고리 많이 달어 |
|
처절철 철철 처절철 툭탁 짚고, 흔들 흔들 흐늘거리고 올라갈 제, 원산은 암암허고 설월 |
|
이 돌아 오는디, 먹물 얄포시 들인 백저포 장삼은 바람결에 펄렁 펄렁. 염불허며 올라간 |
|
다. 염불허며 올라가. 중이라 허는 게 절에 들어도 염불이요, 속가에 나도 염불. 염불허 |
|
며 올라갈 제 목탁을 ‘또드락 딱’ 치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아아아아아 아아 |
|
아아아. 상래소수공덕해 회향삼처실원만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허며 올라갈 |
|
제, 한 곳을 당도허니 어떠한 울음소리가 귀에 얼른 들린다. 저 중이 깜짝 놀래, “이 울 |
|
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으 하소대로 울고 가던 양태진의 울 |
|
음인거나. 이 울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호지설곡 찬바람에 중통군을 이별허 |
|
던 소중랑의 울음인그나? 이 울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여호가 변화허여 나 |
|
를 호리랸 울음인그나? 이 울음이 웬 울음?” 이리 찌웃 저리 찌웃 한 곳을 바라보니, 어 |
|
떠한 사람인지 개천물에 떨어져, “아푸! 아푸!” |
|
(자진엇모리) 저 중의 급헌 마음, 저 중의 급헌 마음 굴갓 장삼 훨훨 벗어 되는대로 내던 |
|
지고, 행전 다님 끄르고, 버선을 얼른 벗고, 고두누비 바지가래 따달딸 딸딸, 따달딸 딸 |
|
딸 걷어 자개미 떡 붙치고, 소매를 훨씬 걷고, 물논에 백로격으로 징검 징검 징검거리고 |
|
들어가, 심봉사 꼬드래상투를 에후리쳐 담쑥 쥐고, 에뚜루미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