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양주 몽사 의논허니 둘이 꿈이 같은지라. 마음이 희락허여, 그날밤에 어찌 되 얐던지 그 달부터 태기 있을 적으, 곽씨부인 착한 마음 십삭을 꼭 이렇게 채우든것이 었다. (중중모리) 석부정부좌 할부정불식 이불청음성 목불시악색 입불피허며 와불칙허여, 십 삭이 점점 찬 연후으, 하로는 해복 기미가 있든가 보더라. “아이고 배야, 아이고 허리 야!” 심봉사 거동을 보소. 일변은 반갑고, 일변은 겁을 내어, 밖으로 우루루 나가면서, “ 아이고, 뒷집 귀덕어머니! 우리 마누라 해복 기미 있소. 어서 좀 와 보시오!” 귀덕어머 니가 들어온다. 귀덕어머니가 들어오며, “아이고, 봉사님 어서 들어가십시다.” 짚자리 를 들여 깔고, 정화수를 새 소반에 받쳐놓고, 좌불안석 급헌 마음 순산허기를 기다릴 제, 향취가 진동허며, 오색 안개 두르더니, 혼미중에 탄생허니 선인 옥녀 딸이라. (아니리) 심봉사 그제야 숨을 푹 내쉬며, “흐유. 그것 차라리 내가 낳고 말지, 그 어디 보 겄다고?” 귀덕어머니는 아이 받어 쌈 갈라 뉘어놓고, 첫국밥 지로 나갔것다. 심봉사 만 심환희허든 차에, 곽씨부인 정신차려 “순산은 허였으나, 남녀간의 무엇이오?” 심봉사 대소허며, “기가 막힐 노릇이오. 부인들 욕심이란 저렇단 말여. 아, 그렇게 욕을 보고도 그도 그렇 터였다. 그러나 귀덕어머니가 무얼 낳았단 말도 않고 나갔으니, 내가 알 수가 있는가? 에라, 내 손으로 만져볼 수밖에 수가 없다.” 심봉사 갓난 아해를 아래턱 밑에서 내리 더듬는디, 이런 가관이 없던 것이었다. “가만 있거라. 이건 명뼈고, 이건 배꼽이고, 이제 이 밑에 가서 일이 있는디. 앗차, 내 손에 아무 거침새 없이 미끈허고 지내가는 것 이, 아마도 마누라 같은 사람 낳았는가 보오.” (자진모리) 곽씨부인 섭섭허여, “만득으로 낳은 자식 딸이라니 원통허오.” 심봉사 이 말 듣고, “마누라, 그 말 마오. 첫째, 순산허였으니 천천만만 다행이오. 딸자식이 아들 만은 못헌다 허였으나, 아들도 잘못 두면 욕급선영허는 것이요, 딸이라도 잘만 두면 못 된 아들 바꾸리까. 우리 딸 고이 길러 예절 먼저 가르치고, 침선 방적 다 시키어, 요조숙 녀 좋은 배필 군자호구 잘 가리어, 금슬우지 즐거움과 종사우 진진허면 외손봉사 못 허 리까? 그런 말을 허지 마오.” (아니리) 그 때여 귀덕어머니는 첫국밥 얼른 지어 삼신상에 받쳐놓고, “봉사님, 삼신님 앞에 좀 빌어보시오.” “아, 거, 내가 어떻게 빈다요? 귀덕어머니가 좀 빌어주시오.” “ 아이고, 나 모르겄소. 봉사님이 좀 빌어보시오.” “그럼 내가 빌어볼까?” 심봉사 의관 을 정제허고 두 손 합장 비는디, 눈 뜬 사람 같거드면 명과 복을 많이 태여주시라고 공 손히 빌련마는, 봉사라 맹성이 있어 뚝성으로 비는디, 남 듣기에는 삼신님네와 꼭 쌈허 듯 빌던 것이었다. (자진모리) “삼십삼천 도솔천! 삼신 제왕님네, 화위동심허여 다 굽어보옵소서! 사십 후 으 점지헌 딸 한 달 두 달 이슬 맺어, 석 달에 피 어리고, 넉 달에 인형 삼겨, 다섯 달에 오포 받고, 여섯 달에 육정 나, 일곱 달에 칠구 삼겨, 여덟 달에 사만팔천 털이 나고, 아 홉 달에 구규 열려, 열 달에 금강문 하달문 고이 열어 순산허여 주옵시니, 삼신님 넓으 신 덕 백골난망 잊으리까? 다만 독녀 딸이오나, 동방삭의 명을 주고, 태임의 덕행이며, 대순 증묘 효행이며, 길량의 처 절행이며, 반희의 재질이며, 석숭의 복을 주어, 외 붇듯 달 붇듯 잔병 없이 잘 가꾸어, 일취월장허게 하옵소서!” (아니리) 빌기를 다 헌 후으, 더운 국밥 떠다 놓고 산모를 먹인 후어, 심봉사 기쁜 마음에 갓난아이를 뉘어놓고 옆에 앉어 어루는디, 꼭 눈으로 보나 다름없이 어루던 것이었다. (중중모리) “둥둥, 내 딸이야. 어허 둥둥, 내 딸이야. 둥 둥 둥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금자동아, 옥자동, 주류천하무쌍동. 금을 준들 너를 사며, 옥 준들 너를 살까. 둥둥 두 우웅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네가 어디서 삼겨나? 네가 어디서 삼겨 와? 하늘에서 떨 어졌나, 땅에서 불끈 솟았나? 하운이 다기봉터니 구름 속에 쌓여 와? 포진강 숙향이 네 가 되어서 환생? 은하수 직녀성이 네가 되어서 내려와? 남전북답을 장만헌들 든든허 기가 너같으며, 산호 진주를 얻은들 반갑기 너같을끄나. 어허 둥둥, 내 딸이야. 둥 둥 둥 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 (자진모리) “둥둥둥 내 딸, 어허 둥둥 내 딸. 천정이 광할헌 것이나, 눈썹이 기름헌 것이 나, 눈까풀이 삼십불진 것이나, 양미 펑퍼지름헌 것이나, 귓밥이 축 처진 것이나, 콧날 이 오똑헌 것이나, 입술이 앵도같이 붉은 거나, 아래턱 도리박금헌 것이나, 어찌 그리도 잔상잔상 너희 어머니만 닮었느냐? 둥 둥 둥둥, 어허 둥둥, 내 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