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조) 꿈같이 번뜻 떴다. 천신의 조화이며 용왕의 신덕이라. 바람이 분들 흔들리며, 비가 온들 요동허리. 오색 채운이 꽃봉이에 어리어서 주야로 둥둥 떠 있을 제, 남경 장 사 선인들은 억십만금 퇴를 내어 고국으로 돌아올 제, 임당수 당도허여 용왕전 제 지 내고, 다시 제물을 정히 채려 심낭자 혼을 불러 슬픈 말로 제 지낸다. “심낭자여, 심낭 자여. 출천대효 심낭자여. 우리 남경 선인들은 낭자로 인연허여 장사의 퇴를 내어 고 국으로 가거니와, 낭자의 방혼이야 어느 때나 오시랴오? 한 잔 술로 위로허옵나니 많 이 흠향허옵소서.” (아니리) 사공도 울고, 영좌도 울고, 적군 화장이 모두 울며 제물을 물에 풀 제, (중중모리) 한 곳을 바라보니 난데없는 꽃 한 송이가 물 우에 둥실 떠 있거늘, “저 꽃이 웬 꽃이냐?” “금장취병화중부귀 모란환가 허나이다.” 영좌 듣고 허는 말이, “아니, 그 꽃이 아니로다. 죽림수면이 아니어든 무슨 모란화가 있겠느냐?” “그러면 저 꽃이 웬 꽃 이오? 창파해상에 둥실 떴으니 해당환 듯허옵니다.” “아니, 그 꽃이 아니로다. 명사십 리가 아니어든 해당화 어이 있겠는가? 옛 일을 생각허니, 왕소군이 고국 생각 죽어서 청초 되고, 우미인 만고유한 죽어 풀이 되었으니, 심낭자의 출천효행 죽어 꽃이 됐나부 다.” 도사공 허는 말이, “그 말이 장히 좋다. 충신화 군자화 은일화 한사화. 사람의 행습 보아 꽃 이름을 지었나니, 저 꽃은 정녕코 심낭자 넋이니 효녀화가 분명구나.” 그 말이 옳다허고, 가까이 가서 보니 과연 세상에 없는 꽃이라. 건져 놓고 살펴보니, 향취가 진 동허며 크기가 수레 같다. 고이 실코 돌아올 제, 순풍이 절로 일어, 사오 삭에 다니든 길 을 삼사 일에 득달허니, 이 또한 신명의 조환지라.